Considered Mostly Harmful

공짜의 역습

Posted in 42 by 개멍 on 2011년 9월 23일

유투브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를 봤더니 “헤로인 주사 방법” 비디오를 추천받은 어느 사람 이야기.

어쩌면 (유투브)는 진짜 추천 엔진이 아니라, 인기 동영상 모음집일 뿐인지도 모른다.

사실 콘텐츠의 “연관도” 를 측정하려면, 언제나 “인기도” 의 영향을 주의깊게 제거해야한다. A 를 본 사람과 B 를 본 사람이 전혀 다른 취향이라 하더라도 모두 인기 비디오 V 를 볼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같은 사람이 봤다고 A-V, B-V, 나아가 A-B 사이에 연관도가 있을거라 생각해선 안된다.

물론 이런 빤한 내용을 구글 엔지니어들이 모를 리는 없다. 위의 사건은 단순히 연관도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와중에 생긴 일회성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윗 글엔 더 중요한 내용이 있다.

(어쩌면 유투브는) 우리가 뭘 좋아하는지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거지같은 추천을 하는건지 모른다. 넷플릭스나 아마존만큼 우리를 잘 알지는 못하는 것이다.

유투브가 제대로 추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유투브가 공짜기 때문이다. 동영상 사이의 어떤 주제와는 전혀 상관없이, 인기 비디오만을 브라우징하는 사용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나 아마존의 경우, 자신의 돈 (아무리 푼돈이라도) 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조심스럽다. 유료 서비스 사용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춘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무료 서비스에선 반드시 그렇진 않다. “아무거나 봐도” 돈이 나가질 않으니까, 사용자의 취향과 사용자의 선택 사이에 괴리가 생기게 된다.

그래서 나는 애플 아이튠즈 스토어가 무섭다. 콘텐츠만이 아니라 앱에서도 취향-선택 괴리를 줄여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페이스북이 기존의 “좋아요” 외에 “봤어요” 등의 서비스를 추가할 것이라고 한다. 구글을 위협하는 서비스로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꼽는 이유기도 하다. 링크 팜 (스팸 사이트) 들의 창궐로 구글 검색 랭킹 알고리즘 품질이 점차 떨어지는 시점에, “소셜 랭킹” 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거라고.

하지만 나는 앞서 말한 이유 때문에 의심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이것도 “공짜” 서비스다. 사용자 입장에선 “친구(?)에게 보여준다” 는 이유 외에, 성실하게 “좋아요” 를 누를 이유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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